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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 마음이 움직이는 것
외국 생활을 하기 전에 가장 걱정했던 건 생활도 영어도 연구도 아닌 외로움이었다. 어디서나 삶이라는 게 녹록치 않았으므로 연구나 영어가 어렵다 한 들 괴롭다 한 들 어느정도의 모험정신과 도전정식 성취욕이 어렵지 않게 해줄 거라고 생각했고 딱히 한국에 있는다고 해서 더 상황이 나아지는 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외로움은 달랐다. 무서웠다. 너무 외로울 것 같아서. 개인적으로 외로움을 많이 탄다. 많이 탔었다. 5년전 스웨덴으로 교환학생을 갔을때도 너무 외로웠었다. 수원에서 생활할때도 너무 외로웠었다. 외로움이 끔찍하게 싫었다. 외로울때면 언제나 혼자 버려진 기분이었고 왜 나만 이런 외로움을 타는가 생각이 들면서 한없이 나약한 나 자신이 싫고 미웠다. 할 수만 있다면 진심으로 다시 태어나고 싶었다. 어디..
"누가 대신한 선택은 아무리 결과가 좋아도 나쁜 선택이고 내가 한 선택은 결과가 나빠도 좋은 선택이다." 완전 공감.
연구를 하면서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지 못하고 있단 느낌이 들었다.생각해보니 직관적으로는 뭔가를 보려고 하고 있는데 구체적으로 그게 뭔지 모르니까 이거저거 해보다가 나 뭐하고 있는거지 했던거 같다. 결국엔 질문을 먼저 날카롭고 구체적으로 만들어야 시간을 허비 하지 않고 차근차근 일을 진행할 수 있다.나의 경우, 엇 이거 이건거 같은데 하는 직관은 좋으나 그걸 체계적으로 하지 않아서 일이 오래 걸리고 (실제로 일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길지 않으나 앞서 말한것과 같이 뭘하려는지 정확히 나도 몰라 허비하는 시간이 많다. )똑똑한지는 모르겠지만 우직하게 일을해서 성과를 만드는 사람들을 보면 적어도 단계별로 일을 해나가는 것 같다.나는 뭔가 빠른거 같은데 느린 이유가 여기에 있다. 빠르게 결과를 얻지만 그걸 정리..
내가 블로그를 만들었던 이유가 매우 조금씩이나마 글쓰는 연습을 하고자 함이었다.밑의 글에서는 말한다.매일 한시간씩 논문을 쓰라고!그래, 한 번 시작해볼까. 아침에 일어나서 바로 한 시간은 논문을 쓰는걸로.https://madscientist.wordpress.com/2016/11/16/%EB%A7%A4%EC%9D%BC-%ED%95%9C-%EC%8B%9C%EA%B0%84%EC%94%A9-%EB%85%BC%EB%AC%B8-%EC%93%B0%EA%B8%B0/
요즘 자주 "아 행복하다" 라는 감정을 느낀다. 그냥 확실히 여유가 있고 좋은 삶을 살고 있다고 느껴진다 ㅎㅎㅎ. 최근엔 좋은 만남도 있었다.피트니스센터에서 운동하고 사우나를 하는 데 연구소의 박사과정 학생과 수다를 떨게 되었다. 이란에서 온 그 친구는 이곳에 온 지 2년이 좀 넘었는데 처음 6개월 동안은 너무 우울했다고 한다.그런데 6개월 후엔 친구도 사귀고 자신의 영어 실력도 점점 늘고 모든게 조금씩 천천히 좋아졌다고 한다.내가 내 영어 실력에 대해서 얘기하면서 그냥 둘이서 얘기하는 건 괜찮은데 많은 사람들이 얘기할 때 함께 얘기 하는 게 어렵다고 했는데 그 친구는 당연한거라며 그건 영어 실력보다는 자신감과 관련이 있는거라고 했다. 그러면서 여기는 많은 사람들이 네이티브가 아니고 자신들 특유의 악센트..
"사람을 비뚤어지게 만드는 건 프라이드나 강인함이 아니다. 생각을 받아들일 수 있는 여유마저도 없어져 버렸기 때문이다."
문득 오늘 친구랑 통화를 하다가 잊고 있던 얘기를 하게 되어서 갑자기 생각이 나네. 그 시절... 지독히도 자존감을. 내 밑바닥을 갉아먹던 시절에...나는 줄곧 내가 괴물이 되어가는 게 아닌가 생각했다. 자꾸만 내가 부끄럽고 찌질하게 느껴지던 시절. 검은 감정의 소용돌이가 마음속에서 휘몰아치는 데 그런 나를 마주하기도 힘들고 그 감정들을 외면하기도 힘들어 그저 아파 하던 시절.그런데 지금 돌아보니 그건 지극히 정상적인 감정이었다. 너무 나도 당연한 감정을 소화해내지 못하는 이상한 도덕적 완벽주의를 가지고 있었을 뿐. 지금 생각해보니 진짜 괴물은 나를 고통에 빠지게 만들었던 상대였던 것 같다."부끄러움"이 없는 그대. 그대가 진정 괴물이었구려.
1. 마진제로(margin zero)의 사회며칠 전 마진 제로 사회에 관한 글을 읽고부터 며칠째 그 내용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아마 내가 마진제로의 삶을 살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글에서 화자는 마진제로 한국사회를 진단한다. 누구에게나 니가 더 열심히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개인의 문재를 덧씌울 수 있기 때문에 우리는 한치의 여유도 없는 마진재로의 사회에 살게 된다.여유를 만들기 위해서는 비용이 든다. 가령 8명이 미친듯이 일해야하는 회사가 있다고 생각해보자.만약 이 회사가 10명을 고용해서 누군가 결근을 햐서 사람이 없어도 일이 돌아갈 수 있게 여유를 둔다면 그 회사는 두 명 몫의 더 월급을 지불해야한다. 한국사회는 이걸 비용이라고 생각한다. 효율적이지 못하다고 생각하는것이다.8명 중 누구라도 ..
어제 처음으로 이케아에 갔다.이런 신세계가!아! 참고로 여기엔 한국인이 나 혼자일 줄 알았는데 박사과정 학생 한 명이 더 왔다. 다행히 나와 동갑이라서 친구를 먹었는데 굉장히 꼼꼼하고 예쁜 친구다. 덕분에 뭐든 생각없이 보이는대로만 사고 불편해도 생각없던 부분에서 많은 돋움을 받고 있다. 물론 뭔가 조언을 준다기 보다는 다른 사람의 삶의 방식을 보는 것만으로도 많은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 덕분에 '아 저런건 미리 저렇게 해보면 되는구나' 혹은 '이런건 저렇게 하면 잘 알아볼 수 있겠구나' 하는 것들을 생활전반에 대해 많이 배웠다. 내가 워낙 모든게 의미없다고 생각하는 스타일이었던지라 뭐든 불편해도 크게 불편하지 않으면 무시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주위 사람들은 그걸 어떤식으로 편하게 만들어가는 지를 보면서 ..
칭찬을 듣고 기분이 좋기도 했지만 또 한편으로는 마음이 무거웠다.차분히 생각해보니 그 칭찬은 내가 한국에서도 듣던 칭찬이었다.이제서야 명확하게 나는 내가 무얼 잘하는지 알게 되었다.나는 연구진행은, 일은 잘한다.생각하는 걸 좋아하고 머리속에 큰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하기 때문인거 같다.그리고 이 작업 시간은 즐겁고 시간 가는 줄 모른다.대부분의 문제는 내가 이것들을 종합해서 스토리를 만들고 글로 쓰는 과정에서 생긴다. 일단 영어도 문제고 종합해서 스토리를 만드는 것도 문제다.둘 다 안 된다. 그렇다. 그래서 나는 해외포닥을 결심한 거였다.영어라도 좀 어떻게 향상 시켜보고자 했던 일있다.돌이켜보면 보스가 해주었던 나에 대한 칭찬은 원래 내가 가지고 있던 장점이었다.물론 기쁘다.기쁘지만 나는 내가 더 성장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