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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사색]

Struggler J. 2017. 7. 9. 18:00

#1. 

재밌다=이해했다. 

발표를 듣다가 이해가 되면 재미가 있다. ㅎㅎㅎ


#2.

드라마 소울메이트의 명대사가 있다.

"전 다른 사람들처럼 이유없이 당신을 사랑한다고는 말 못하겠습니다. 

당신을 처음 보았을 땐 키도 크고 눈에 쌍커풀도 없고 웃는 모습이 좋았었습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이 아닌 당신에게 끌렸고, 그래서 좋아했고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엔 그 이유가 몇가지 뿐이었지만 지금은 셀 수 없이 많아진 것 뿐입니다.

왜 사랑하는지 모를 정도로 많아진 것 뿐입니다."

이 대사가 떠올랐다. 

처음엔 이런 저런 이유로 누군가를 좋아한다. 

하지만 누군가를 좋아하고 난 이후에 그런 이유와는 별개로 그 사람을 사랑하게 된다. 

문득 오늘 누군가를 싫어하는 것도 그런게 아닐까 라는 생각을 했다.

누군가를 미워하고 싫어하게 되면서 계속해서 이유를 찾고 있는 나를 보며.

처음엔 어떤 이유들로 그 사람을 싫어했지만 그 이후에 그 사람의 싫어할 이유가 사라진 이후에도 여전히 그 사람을 싫어하는 나를 보며. 

어쩌면 이제는 더이상 누군가를 미워하고 싫어하는 이유가 자체가 내가 그 사람을 미워하고 싫어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했다. 

더이상 그 어떤 이유도 그저 내가 만들어낸 허상에 불과했다.

하지만 슬프게도 그렇게 만들어 낸 누군가를 합리적으로 미워할 변명은 환지통처럼 실재하지 않아도 생생히 느껴진다. 

문득 아 이건 더이상 나의 의식의 차원에 머무르는 감정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순간부터 누군가를 사랑했던 이유가 무엇이었는지 이야기 할 수 없는 것처럼 

누군가를 싫어하고 미워한 이유가 무엇인지 이야기 할 수 없을 만큼 미워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미움은 사랑과 그렇게 가까이 닿아있는 것일까. 

사랑하지 않으면 미움도 없다.

어쨌든 나는 이것이 의식에서 무의식으로의 전환이라는 생각을 했다.

처음에는 미워한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그건 의식의 차원이었다.

그 감정을 쉬이 발산해버리지 못하고 마음속에 꽉 붙들고 있다보면 그게 무의식의 차원이 된다. 

그러면 더 이상 의식이 힘을 발휘하기 힘들어진다.

더 이상 그럴 이유가 없음을 자각함에도 마음속에서 솟구쳐 오르는 감정은 더 이상 이성의 영역이 아니었다. 

슬프게도.

그것은 벌써 하나의 상처가 되어 버린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살아간다. 

또 하나 더 슬픈건 그런 사실을 알았다고 하더라도 내가 느끼는 감정은 쉬이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람은 정말 잘 안 변하니까. 

똑같은 상황에서 내가 느끼는 감정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내 감정은 더 이상 내 의지하에 놓인게 아니다.

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건 그런 상황에서 내가 어떻게 그 감정에 대해 반응할 것인가이다. 

그러니까 적어도 내 마음에 올라오는 감정에 대한 반응을 선택할 수는 있을 것이다. 

여러가지 시도를 해 보고 경험이 쌓이면 더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겠지.

그러면 그게 "지혜"가 되는 게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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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오면   -도종환-
    
바람이 오면
오는 대로 두었다가
가게 하세요 
 
그리움이 오면
오는 대로 두었다가
가게 하세요 
 
아픔도 오겠지요
머물러 살겠지요
살다가 가겠지요 
 
세월도 그렇게 
왔다가 갈 거에요
가도록 그냥 두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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