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 마음이 움직이는 것
독일출국 (밀린일기) 본문
밀린 일기가 겁나많다. 너무 많은 걸 생각하고 사는거 같다.
하나 소화하기도 벅찬 요즘인데 말이다 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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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로 출발하기 전 정말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지도교수님들(?), 연구실식구들, 저널클럽 멤버들, 절친, 고등학교 친구들, 죽마고우 (일명 ㅂㅇ친구), 고등학교때 선생님, 발레학원 사람들, 발레학원 선생님, 연구실 선배, 동아리 선배, 동아리 후배들까지...
맨날 바쁘다는 핑계로 차일피일 미루다가 진짜 이제는 보고 싶어도 만날수 없다는 생각에 무리해가며 사람들을 만났다. 그리고 그제서야 내가 얼마나 사랑받고 있었는지 깨달았다. 언제나 나는 내가 부족하다고 생각하며 살았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을 부러워하며 살았다. 나도 저런 사람이 되고 싶다고. 나는 나를 열정도 없고 게으른 능력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많은 사랑을 주고 받으면서 살았는지 깨달았다. 그렇구나-.
인생 헛살지 않았구나-. 내 주위에 나를 이렇게나 사랑하고 생각해주는 사람들이 있구나-.
특히 가족들이 나를 정말 많이 사랑한다는 걸 깨달았다. 특히나 언니들이. 정말 나를 많이 아낀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나도 사랑해 언냐들^----^. 작은언니가 준 "언제나 니 곁에 우리가 있어"라는 메세지가 적힌 컵은 처음에 받았을 때 이걸 가져가란 말인가 경악했었지만 여기서 너무나 고맙게 잘 쓰고 있다. 물론 덤으로 준 홍삼환도 너무 고마웠다. 큰 언니가 준 응원의 편지도 너무 고마웠다. 이웃연구실 언니들이 준 편지와 선물도 정말 감동이었다. 특히, 언니들에게 내가 열정적인 사람으로 비춰진 건 정말 내가 더 고마울 따름이다. 무엇보다 내가 아는것을 많이 나누고 함께하고 싶었는데 그걸 많이 실천할 수 있었던 것 같아 정말 너무 행복했다. 고등학교 절친들은 내게 필요한 거 있으면 뭐든 보내주겠노라 말했다. 너무 고맙다 얘들아. 발레학원 선생님은 목걸이를 선물해주셨다. 편지는 또 얼마나 감동적이었는지. 평소에 액세서리는 잘 안하고 다니지만 이 목걸이는 거의 매일 끼고 다닌다. 이걸 끼고 있으면 누군가가 날 내가 어떻든간에 응원해주고 사랑해주는 것 같다. 너무 감사하고 행복할 따름이다. 편지의 내용도 너무 감사했다. 내가 뭘 많이 한 것도 아닌데.... 내가 어떤 사람이든지간에 사랑받고 있다는 기분이었다. 진짜 어마무지 감사하고 또 사랑한다고 전해드리고 싶다. 그리고 또, 연구실 후배에게 받은 편지도 정말정말 최고였다. 아마 내가 받은 편지 중 가장 감동적인 편지가 아니었을까 싶다. 나는 언제나 누군가의 가장 깊은 내면으로 들어가서 그 사람을 안아주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누군가 내게 그렇게 해주었으면 하기 때ㅗ문인것 같다. 어쨌든 나는 항상 누군가를 안아줄 수 있는 사람이 되길 원했고 그렇게 노력하며 살아왔다. 때론 그렇게 사는게 피곤하고 비참하게 느껴질때도 있었다. 다른 사람들이 나를 막 대할때는 내가 그렇게 만만한가 생각되었다. 그래서 언제나 내가 살고 싶은 삶의 모습과 현실과의 괴리에서 고통스러울 수 밖에 없었지만 또 나는 나이므로 나 답게 살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나 답게 살 수 있는 철학을 언제나 찾아 헤메었다. 여튼, 그런 노력의 성공이었는지 아니면 그 후배랑 잘 맞아서였는지 (물론 둘 다라고 생각한다.) 후배가 준 편지에서 내가 항상 원하던 모습의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일단 그 후배에게 많이 도움이 되었다는 게 기뻤고 힘이 되어줄 수 있어서 기뻤다. 진짜 그 편지는 감동 그 자체였다. 마지막으로 4년만에 만난 20년지기 친구는 여전히 어제만난 것 같았었다. 그리고 어렸을 적 얘기를 했다. 우린 모두 참 굴곡있는 삶을 살았는데 그 친구가 내게 "니는 잘 살았으면 좋겠다." 라고 하길래 "왜" 하고 물었더니 "니도 알다시피 우리는 좀 힘들었잖아."라고 했을 때 울컥했다. 이 친구로 말할 것 같으면 초3때부터 절친으로 동네친구인데, 중학교까지는 같은 학교였지만 고등학교때는 학교가 갈라졌다. 그래서 자주 볼 수는 없었지만 가장 힘들때는 연락하는 친구였다. 고3 수능 때 수능끝나고 혼자 터덜터덜 고사장에서 집으로 걸었갔더니 집에 아무도 없고 밥도 없고 그래서 피씨방가서 가채점하고 나오는데 기분은 드럽고 (점수는 모의고사랑 비슷했다.) 이런날까지 혼자있는 게 서러워서 그냥 친구집으로 갔다. 왜 왔냐길래 "밥 좀 해줘. 나 오늘 수능봤어" 라고 했다. 친구가 밥을 해줬고 나눠먹었다. 역시 밥해주는 사람이 최고다. 뭐 인생의 하나정도 쉬어갈 수 있는 마음의 친구라고나할까. 여튼 이 친구와 얘기를 하는 데 어렸을적의 나는 지금보다 훨씬 괜찮은 사람이었던 것 같다. 지금 왤케 망한거 같지 ㅋㅋ. 내가 어렸을 떄 "나는 재능이 없는것 같아. 너는 공부 잘하는 데 난 뭐 하나 잘 하는 게 없다" 고 친구가 말했을 때. "누구나 재능은 있다. 분야가 달라서 그렇지. 너는 사람들 잘 웃기잖아. 그냥 나는 공부를 잘하는 거 뿐이고 너는 다른 걸 잘하는 거 뿐이다." 라고 했다고 한다. 요즘은 하도 잘난 사람들을 봐서 그런지 세상이 좀 불공평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ㅎㅎㅎ 망했다. ㅎㅎㅎㅎ 뭐 여튼 친구가 고기도 사고 구워주고 그리고 헤어진 다음에 이렇게 내게 문자를 보냈다. "XX아 나는 언제나 니편이다. 니가 다 잘 되었음 좋겠고 건강하게 잘 지내. 다음이 언제가 될런지 몰라도 그 날을 기약하며 주어진 일에 서로 최선을 다하자^^ 부끄럽지만 사랑한다♡". 언제나 니편. 그건 언제 들어도 마음 뭉클해지는 마법같은 말이다. 그래! 언제나 내 편이 이렇게 많구나. 나 여기서 정말 잘하고 싶다!! 그래서 기쁘게 돌아가서 다시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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