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 마음이 움직이는 것
2016-09-07 일기 본문
원래 짧게나마 매일 일기를 기록용으로 쓰려고 했는데 오늘에서야 쓰네 ㅎㅎ.
독일에 오면서 마음먹은게 한 가지 있는데 자꾸 미루는 습관을 없애자는 거였다.
흐음... 논문 쓰는걸 자꾸 미루는 건 머리속에 있는걸 구체화해서 논리적으로 글을 풍성하게 쓰는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인데 하기 싫으니까 자꾸 미루고 이거 미루니까 계속 딴 것도 지체되고 스트레스는 쌓이는 쳇바퀴 속에서 굉장히 괴로워 했기 때문이다.
지금도 비슷한 상황이긴 매 한가지인데 아직 한국에서 다 끝내지 못한 프로젝트들로 마음이 무겁다. 그래서 자꾸 내 실력을 의심하게 되고 (그 의심이 사실이라는 믿음으로 이어졌다. 그게 사실이든 아니든) 자꾸만 쪼그라 들다 보니 이걸 타개할 방법은 미루지 않고 "그냥 한다"를 실천하는 것인 것 같았다. 근데 그냥 하다가 생각보다 잘 안 된다. 그래서 작은것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밥 먹고 설거지는 바로 하기. 귀찮은 일 있어도 그냥 지금하고 끝내버리기. 일단 시작은 이걸로 했고 생각보다 밥먹고 설거지나 어지른거 치우는 건 바로바로 하고 있다. 논문쓰는 건 아직 잘 안되지만... 아무래도 진짜 이건 능력의 차이도 있는것 같다. 하지만 억지로라도 연습을 해야 늘겟지 ㅎㅎ..
독일에 온지 일주일째다. 생활은 완전 만족스럽다. 조금 춥긴하지만 다들 친절하고 날씨도 좋고 귀찮은 일도 없고 팔건 다 팔고 피트니스센터도 있고 발레 학원도 있고 요가학원도 있고. 심지어 운동 동호회에서는 플라멩코까지 배울 수 있다. 같은 연구실의 박사분이 함부르크로 초대도 해주셨다. 정말 독일에서 사는것도 참 좋겠다 싶을 정도다.
다만 연구실이 너무 크고 연구가 생물 중심이라서 아직은 동화되기 힘들고 영어로 디스커션이 진행될 떄 중간에 들어가기가 힘들다. 하지만 이건 계속 참여하고 말하려고 노력하면 될 것 같은데 가장 중요한 딱 한명. 가장 활발히 디스커션할 한 사람이 없다는 게 가장 문제인것 같다. 사실 생물 중심이라고 해도 어디서든 뭘 못할까. 수학모델링 중심이라고 하더라도 어차피 교수의 터치가 그리 심하지 않으므로 납득할 만한 주제가 있으면 시작은 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하지만 정말 같이 얘기하고 디스커션할 사람이 필요하다. 혼자서 생각하는 것으로는 많이 모자라다. 진짜 아무런 가이드도 없어서 뭘 어디서 부터 어떻게 해야할지도 모르겠다. 질문도 뭘 할지도 방법도 다 알아서 해야하는 상황인것이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생각해보고 있는데 다음주 초까지 일단 할 수 있는 부분까지 시작할 연구내용을 정리한 뒤 단체메일로 보내서 관심 있는 사람이 있으면 같이 디스커션을 나누자고하는것이다. 일을 주도적으로 혼자한다고 치더라도 얘기를 나눌만한 사람, 그리고 조언을 해줄 사람, 그러면서 매일 만나서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교수님은 일주일에 한 번 만나서 얘기를 나누고 조언을 들을 수 있지만 주도적으로 무엇인가를 해주는 건 아니다. 따라서 스스로 뭔가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만 한다. 일단은 한 달 정도를 생각하고 있다. 아직 휴가중인 사람들도 있고 파견간 사람들도 있으니까. 그리고 스터디도 시작하고 싶은데... 이것도 다음주에 함께 메일을 보내 볼 생각이다. 나는 공부 메이트가 필요하다. 만약 여기서 못 찾는다면 다른 퀼른에 계신 다른 교수님을 한달에 한 번 찾아가거나 스카이프를 하는 방법을 택하려고 한다. 그러려면 일단 뭐든쓰고 정리해야한다. 하다보면 늘겠지! 좀만 더 힘내자.
(+) 오늘 가족의 탄생 영화를 봤다. 기분이 좋아하지는 영화다. 따따하니. 사람관계라는 게 참 그렇다. 너무 가깝기 떄문에 너무 밉다가도 또 보면 마음이 풀려서 금방 헤헤실실 거리는. 가족이라는 거 정말.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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