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 마음이 움직이는 것
[꿈] 본문
참 기분 더러운 꿈을 꾸었다.
근데 그 때 내가 느낀 감정이 너무나 현실적이라서 이런 상황이 다시 일어난다면 나는 어떻게 헤쳐나가야 할까 생각들었다.
꿈의 내용은 이러하다.
나는 어떤 남자의 두 번째 애인 혹은 부인 같은거였는데 첫 번째 부인도 나의 존재를 알았으며 나도 내가 두번째 라는 걸 알고 있었다.
우리는 하루씩 번갈아가면서 이 남자와 함께 시간을 보냈는데 하루는 첫 번째 부인이 나와 그 남자가 함께 있을 때 이렇게 물었다.
"너 그 래도 나랑 쟤랑 둘 중에 고르라고 하면 날 고를거지?"
그러자 그 사람이 답했다.
"응, 난 당연히 너를 고르지."
하지만 그 대답을 하며 그 사람은 나를 사랑스럽게 쓰다듬었다.
마치 둘 모두를 얼레듯.
마음이 아프고 무엇보다 자존심이 상했다.
아니 뭐 이런 쓰레기같은 시끼가! 이런 생각과 함께 나도 너한테 별 미련없거든 이라는 태도를 일관하며 나도 즐기는 거거든 하는 쿨 한 척을 했다.
하지만 마음은 '사실은 내가 없으면 안될 걸. 저건 그저 첫 번째 사람을 달래기 위한 속삭임일 뿐이야. 그 사람은 나를 좋아해.'하며 내가 믿고 싶은대로 믿고 있었다.
그리고 이내 나는 그 마음을 알아차렸다.
하지만 그 마음을 멈출수는 없었다.
그저 내가 그 사람과 떨어질 수 없어 그렇게 믿고 싶은 것 뿐이었다.
첫 번째 부인에 대한 열등감과 이런 대접을 받으면서도 그 사람 곁에 있고 싶은 내가 몹시도 미워졌다.
그렇게 잠에서 깨어났다.
음. 기분이 참. 흠. 다시 꿈으로 돌아가서 그 놈 귓방망이 한 대 후려치고 겁나 행복하게 살아주며 끝을 내고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다시 돌아간다 한들 내 마음을 끊어내고 그렇게 행동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비단 위와 같은 경우에서 뿐만이 아니라 이건 몹시 일어날 법한 상황이다.
내가 누군가에게 존중받지 못하면서도 그 사람의 사랑을 갈구하며 그 관계를 끊어내지 못하는 것.
이건 그런 문제다.
나는 이런상황이 오면 어떻게 대처해야할까.
어떤게 현명한 대처인걸까.
...
"그 남자(혹은 위와같은 관계에 놓인 모든 사람)에게 내가 느낀 감정을 솔직하게 얘기해야 하고 떠난다." 가 지금까지 내가 생각한 결론이다.
"나는 니가 나만 사랑했으면 좋겠다. 그렇게 하지 못하겠다면 나는 너를 떠나야겠다. 니가 하고 있는 행동은 그 누구도 존중하지 않은 행동이다. 첫 번째 사람은 물론 나까지. 너는 어쩌면 그게 둘 모두를 위한다고 하거나 이제까지 별 문제없었다고 생각하겠지만 니가 한 행동은 그 사람과 나 둘 모두를 무척이나 괴롭게 했다. 몰랐다고 왜 진작 말해주지 않았냐고 한다면 너는 역지사지가 부족한 공감이 부족한 사람이라고 하겠다. 그걸 이해해 줄 수는 있겠으나 용서가 되는 건 아니다. 니가 계속해서 그렇게 행동하는 걸 허용한다면 나는 나 스스로를 존중하지 못하는 사람이 되고 만다. 나는 존중받고 싶다."
라고 얘기해 줄테다.
전에도 일기에 쓴적있지만 모든 괴로움은 타인이 내가 원하는대로 행동해주지 않음에서 비롯되는거 같다. 아, 자기자신에게도 적용가능한 거 같군 ㅎㅎ.
여튼, 그래서 내가 내렸던 결론은 하고 싶은 말이라도 다 하자! 그리고 그 관계를 끊어내자였다.
하고 싶은 말은 관계를 끊어내겠다는 생각으로 해야한다. 그래야 솔직하게 말할 수 있다.
정말 만에하나 얘기가 잘 되어 합의점을 찾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면 다행이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그건 이제 끝을 지어야 하는 관계가 된다.